北피살 공무원 친형 "빚 있고 구명조끼 입으면 다 월북이냐" - 중앙일보 - 중앙일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친형 이래진씨가 29일 외신 기자들과 만나 국제 공조를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씨는 외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연 이유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공개 요청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미공조를 통해 정보를 명확하게 밝혀달라”고 말했다.
北 피격돼 숨진 이모씨 형, 외신 앞에서 정부 비판 쏟아내
“정부 은폐 비현실적으로 느껴져”
한국 정부가 유가족에게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씨는 “오늘까지 약 8일째 되는데 단 한 번도 정부가 전화를 하거나 연락을 하지 않았다”며 “지난 토요일 해수부 장관 명의의 위로서 딱 종이 한 장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법치주의 국가임에도 이번 동생의 사건을 통해 심각한 인권 말살이 이뤄지고 정부의 은폐들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정부 이미 월북 프레임 만들어놔”
이씨는 외신 기자들 앞에서 정부가 ‘월북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어떻게 적대국가인 북한의 도청과 감청을 증거로 인정하느냐”며 “동생은 사경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무지막지한 북한에 체포됐다. 그 어떤 변명, 그보다 더한 얘기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군과 해경은 이미 22일에 동생이 월북했다는 프레임을 만들어놓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월북 의사를 밝혔는데 왜 죽였겠는가. 월북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중년세대들은 북한이라고 말하면 찍소리도 못한다. 가장 쉽고 편한 월북으로 몰아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동생이) 실종돼 30여시간 해상 표류 동안 정부와 군 당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며 “마지막 죽음의 직진까지 골든타임이 있었지만 우리 군이 목격했다는 6시간 동안 살리려는 어떤 수단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신 이씨는 동생이 실종 당시 월북이나 자살이 아닌 업무를 수행하던 중이라고 주장했다. 해경이 월북했다는 근거로 판단한 ‘북측에서 발견될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라는 정황에 대해선 “라이프재킷(구명조끼)은 법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재킷이다. 입으면 월북이라는 건 아주 위험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월북 징후 전혀 없었고 동생 애국자”
정부가 월북 사유 중 하나로 추정한 ‘악성채무’에 대해서도 이씨는 불쾌함을 나타냈다. 이씨는 “우리나라 대한민국 50~60%의 서민들 모두 빚이 있는데 그러면 전부 월북해야 하는 것이냐”며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도 빚이 있는데, 빚이 있다고 해서 월북한다면 그게 이유가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이씨는 “동생의 죽음으로 인해 안타깝고 분노하지만 (이를 계기로) 대화의 시간이 만들어지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남북한 평화가 반드시 선행되고 실행되고 세계의 자유와 질서가 확립되기를 바란다”며 “동생의 죽음이 정말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자랑스러운 죽음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회견을 마치며 “국제공동조사단, 공동시신수습, 당국의 월북몰이에 관련된 당국의 사과, 재발방지노력, 남북평화 노력 그리고 정보를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2020-09-29 08:02:2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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