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개 매장 운영 ‘날개’
‘1개 주방 1개 업소’ 법 허물어
‘위쿡’같은 공유주방 성장지원
규제개혁 전도사 박용만 회장
국회 찾아 “개정안 통과” 건의
미용·숙박 공유 장애물도 제거
“혁신기업들 사업화 지속 지원”
국내 최장수 드라마였던 ‘전원일기’에서 양촌리 김 회장(최불암 역)의 큰 손주로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영남이’는 이제 어엿한 사장님이 돼 있다. 국내 공유주방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위쿡’을 운영하는 게 바로 ‘영남이’ 김기웅 대표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2015년 ‘공유주방’이라는 콘셉트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만들어진 식품위생법 때문에 난관에 부닥쳤다. 1개 주방은 1개 사업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 때문에 공유주방 사업 자체가 국내에 들어설 수 없었다. 이 때문에 큰 공간에 각 사업자가 각자의 주방을 만들어 사용해야 했다. 말이 공유주방이지 사실상 ‘각자 주방’인 기형적인 공유주방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당연히 비용 등에서 공유주방의 장점을 누릴 수 없었다. 이는 주방뿐 아니라 미용 등 공유경제를 누리는 대부분 업종이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지난 2019년 5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나 이런 사연을 호소했다. 그러자 박 회장은 2020년 5월에 설립된 대한상의 민간 샌드박스에 위쿡 사례를 올렸고, 그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통해 공유주방을 허용했다. 국내에 공유경제 시장이 본격 열리는 계기가 된 규제 개혁 성공 사례였다.
대한상의와 운영하는 규제 샌드박스가 국내 공유경제 시장을 활짝 열어젖히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11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현재 공유주방 7개 기업과 공유미용실 15개 기업, 공유숙박 2개 업체 등 모두 24개 공유경제 기업이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6개 기업이 대한상의 민간 샌드박스를 통해 혜택을 받았다.
공유주방 업체들은 전국 205개 매장을 오픈해 1300여 명의 푸드 메이커가 입점하고 있다. 공유미용실 역시 전국 81개 매장이 문을 열어 미용사 9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국내 공유주방 시장은 1조 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낡은 법과 제도로 자칫 사장될 위기에 있던 1조 원대의 신시장이 대한상의 샌드박스로 살아난 셈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37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세계 공유경제 시장에도 우리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여기에는 ‘규제 개혁 전도사’인 박 회장의 숨은 노력이 큰 힘을 발휘했다. 박 회장은 공유주방 샌드박스가 성공한 뒤 당시 이의경 식약처장을 직접 찾아가 “공유주방을 열어주신 한 분 한 분 업어드리고 싶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샌드박스 유튜브 홍보물에서 직접 내레이션을 하는 등 샌드박스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박 회장은 또 샌드박스가 최대 4년간의 실증기간 동안 법령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이 중단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뛰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을 찾아 식품위생법 개정안 통과를 건의했다. 결국 개정안은 12월 2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식약처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공유주방을 전면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공유미용실과 공유숙박도 대한상의 샌드박스의 도움을 받아 사업 장애물을 제거해 나가고 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규제에 막힌 스타트업의 유일한 우회로인 샌드박스는 우선 허용 원칙에 따라 시장 테스트 후 문제가 없으면 법령개정의 근거를 마련하자는 취지”라며 “대한상의는 낡은 법과 제도에 어려움을 겪는 혁신사업자들이 샌드박스를 통해 사업화를 이룰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January 10, 2021 at 05:5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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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주방 1兆 신시장 열어준 商議 '샌드박스'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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