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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ugust 14, 2021

[책] “나는 요리한다 고로 존재한다” -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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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일에 지친 주부들은 주방일에 지친 주부들은 "남이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다"고 말한다.

'주방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다. 하지만 젊은 세대와 달리 베이비붐 세대 남성들에게 주방의 문턱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기껏해야 설거지나 라면 끓이기가 전부였던 이들은 은퇴와 더불어 아무런 준비 없이 주방으로 내몰린다. 더욱이 코로나19까지 겹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졸지에 '삼식이'가 될 위기에 처했다.

이 책은 베이비붐 세대인 저자가 주방이라는 신세계와 직접 부딪치며 기록한, 서툰 은퇴 남편의 주방 적응기다. 은퇴 후 생활을 준비하던 저자는 30년 가까이 주방에서 고생한 아내를 대신해 '제일 맛있는 밥' 중에서도 최고라는 '남편이 해주는 밥'을 짓기로 자청하고 나선다.

책에는 주방이란 낯선 곳에서 스스로 길을 찾고, 그러면서도 갈라파고스제도의 거북이처럼 고립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은퇴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아울러 저자 부부가 서로 달랐던 식성을 조율해 가는 과정, 군대에서 라면 먹던 이야기부터 '고무신 카페'까지 신구를 넘나드는 다양한 관심사를 통해 남성과 여성,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 간에 소통하는 지혜도 나눈다. '주방문학'이라 칭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탄탄한 문장력과 반짝이는 위트, 중간중간 따뜻한 손그림도 곁들여져 있어 읽는 맛을 더한다.

모두 3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엔 각각 음식과 생활, 음식 만들기, 음식과 추억에 관한 42편의 글이 실려 있다. 1장 '주방은 나의 것'에서는 주방에 입문하며 겪게 되는 여러 상황을 다루었다. 은퇴 남성이 주방일을 꼭 해야 하는 이유와 기본으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정보도 곁들였다.

2장 '감자야 미안해'는 음식 만들기 실전 편으로, 직접 음식을 만드는 행위와 그때 느낀 감상을 소개했다. 무슨 식재료로 어떤 음식을 만들고 유의할 점은 무엇인지, 또 저자의 시행착오까지 곁들였다. 3장 '만두는 추억을 싣고'에는 저자를 먹여 살려준 분들에 관한 따스한 기억을 담았다. 할머니와 어머니, 아내와 장모님의 사랑이 담긴 음식을 추억하고 특별했던 외식의 맛도 기록했다.

저자는 글머리에서 "베이비붐 세대들은 대부분 '은퇴'라는 처음 접하는 시간과 '부엌'이라는 낯선 공간의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책이 그런 이들에게 일종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가정의 평화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희망이다. 부엌일도 해보면 재미있다"고 썼다. 248쪽, 1만4천원

책 '남편이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다' 책 '남편이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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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3, 2021 at 02:3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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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는 요리한다 고로 존재한다” -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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