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이어 한동훈까지…수사심의위 ‘불기소’ 결정에 난감해진 검찰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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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이어 한동훈까지…수사심의위 ‘불기소’ 결정에 난감해진 검찰 - 조선비즈

입력 2020.07.27 11:50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이 고민에 빠졌다. 앞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중단과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수사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수사심의위 결정은 ‘권고’ 효력인 만큼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수사심의위 결정을 무시할 경우 검찰이 개혁을 명분으로 스스로 만든 제도를 어기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한 검사장에 대한 두 번째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한 검사장은 지난 21일 약 9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당시 조서 열람을 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 다시 검찰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무시하고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수사심의위 위원 15명 가운데 10명이 ‘수사중단’을, 11명이 ‘불기소’를 각각 의결해 수사팀에 권고했다.

일단 서울중앙지검은 입장문을 내고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수사내용과 법원의 이동재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취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심의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앞으로의 수사 및 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상대로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된 이 전 채널A 기자도 주말 동안 따로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심의위는 이 전 기자에 대해선 ‘수사 계속’과 ‘기소’로 결정했다.

2018년 1월 도입된 수사심의위는 검찰 기소권 견제 차원으로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마련했다. 그동안 10번 열렸는데 이 가운데 8번은 검찰이 수사심의위 권고를 따랐다.

그러나 지난달 수사심의위가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수사중단’과 ‘불기소’로 권고한데 이어 한 검사장 사건까지 수사팀과 반대 의견을 내면서 법조계에서는 기존처럼 권고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 사건의 경우 1년 8개월동안 50회 이상 압수수색을 해왔고, 한 검사장 사건 역시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증거분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말했던 만큼 수사를 중단할 경우 ‘과잉 수사’ 부담을 져야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권고를 따르면 수사 논란이 불거지고, 반대로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수사심의위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는 상황"이라며 "증거를 토대로 원칙대로 했다는 것을 수사팀이 입증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달 말부터 이어지는 검찰 인사를 전후해 수사심의위 권고에 대한 각 수사팀의 처리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0-07-27 02:50:4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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