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자르고 패널 놓더니 폭우에 와르르… “태양광이 산사태 피해 키웠다” - 조선비즈
태양광 시설이 설치된 12곳에서도 큰 산사태가 일어났다. 9일 오후 기준 강원 철원, 충북 제천, 충남 금산(2개)과 천안, 전북 남원, 전남 함평, 경북 성주, 고령, 봉화(2개) 등이다. 전국 1만2721곳의 태양광 설비 지역 가운데 1%에 해당되는 지역에서 산사태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산림청은 지난 5월부터 6월말까지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을 점수 점검하고 보완이 필요한 602곳에 대해 사전조치를 내렸지만, 해당 지역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산지 태양광이 산사태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한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태양광 시설 조성을 위해 포크레인이 산 속으로 들어가 흙을 헤집는 과정에서 흙 속에 공간이 많이 생긴다"며 "그 공간 속으로 비가 많이 유입되고, 물을 머금던 나무마저 사라져 버렸으니 폭우 속 침식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을 안전보다 우선시 한 게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태양광 발전 시설 조성 과정에서 높아진 침식 위험성은 배수로 설치 등 보강 공사를 통해 낮출 수 있다"면서도 "경제성을 따지다 보니 안전 공사를 등한시 했고, 결국 폭우로 ‘약한 고리’를 통해 문제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최근 2~3년 동안 장마 기간마다 이른바 ‘태양광 산사태’가 발생한 적이 많았다. 지난해 7월에는 태풍 ‘다나스’가 몰고 온 집중호우에 경북 청도군 풍각면 산지의 태양광 시설 옹벽 20m가 물을 머금은 토사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이 시설은 2018년 6월 장마 때도 붕괴했던 시설이다.
실제로 현 정부가 ‘탈원전’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를 내세우면서 최근 몇 년간 태양광 발전소는 급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연간 500헥타르(ha) 정도씩 늘어났던 산지 태양광 설비는 2017년 1435ha, 2018년 2443ha 규모로 신규 증축됐다. 산림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해 산지 태양광 발전시설 규제가 강화됐지만, 지난해에도 1024ha의 산지에 새로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섰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태양광 시설이 산사태를 유발했다는 글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나무 밀고 흙 파내고 태양광 설치하고부터 (비만 오면) 물은 물대로 흙은 흙대로 쓸려온다"며 "태양광 업체에 항의하니 자연재해라는 답이 돌아왔는데, 이건 인재(人災)로 봐야되지 않나"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최근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북상하고 있어 산지 태양광 시설에 따른 산사태 피해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산지가 전국 수백곳에 이르는데, 이 번주 태풍 ‘장미’가 동반하는 집중호우가 전국적으로 예고됐다. 산림청은 지난 9일 전국 81개 시군구에 산사태를 경보·주의보를 발령해둔 상태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지 태양광발전시설에 따른 산사태 예방을 위해 ‘산지특별점검단’을 구성하고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민가와 300m 이내 인접한 2차 피해 우려 지역 2180곳에 대한 점검을 마쳤다"고 말했다.
2020-08-10 07:31:53Z
https://news.google.com/__i/rss/rd/articles/CBMiR2h0dHBzOi8vYml6LmNob3N1bi5jb20vc2l0ZS9kYXRhL2h0bWxfZGlyLzIwMjAvMDgvMTAvMjAyMDA4MTAwMzA4NS5odG1s0gFDaHR0cHM6Ly9tLmJpei5jaG9zdW4uY29tL25ld3MvYXJ0aWNsZS5hbXAuaHRtbD9jb250aWQ9MjAyMDA4MTAwMzA4NQ?oc=5
52782610639406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