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찾아간 음주운전 가해자 가족...유족 "합의 원치 않는다" - YTN
20대 피해 유학생 고(故) 쩡이린 씨의 부모는 9일 입장문을 내고 "타이완 언론을 통해 피고인 가족 측이 우리가 다니는 교회와 직장에 무분별하게, 반복적으로 연락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는 딸의 죽음 이후 교회에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쩡이린 씨 부모는 "이 상황으로 인해 우리는 지난주부터 집을 떠나온 상태"라며 "그들은 우리를 찾지 못하자 변호사를 통해 타이완 기자들에게 '(유족에게) 사과하려 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제보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세 번째 음주운전으로 딸을 죽게 했다"며 "우리는 (가해자 측과) 합의하거나 만날 의사가 없음을 여러 번 강력하고 명확하게 표현했고 변호사는 우리의 뜻을 판사님과 상대 변호인에게도 명확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3주 전쯤 변호사를 통해 피고인의 부인이나 변호사가 타이완에 오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을 만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전달했다"면서 "그런데도 피고인 측은 우리의 의사를 모두 무시한 채 찾아와 상황을 힘들게 했다"고 토로했다.
쩡이린 씨 부모는 "뉴스를 통해 가해자 측이 교회와 직장을 통해 우리를 찾으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해 몹시 두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상황에 피고인의 아내가 어떻게 타이완에 들어오게 됐는지, 어떻게 우리 교회를 알고 찾으려 하는지 겁이 난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충분히 비통해하고 있고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가해자 측은 매체와 연락을 취해 마치 그들이 이 상황의 피해자인 것처럼 동정을 사려 한다"고 비판했다.
쩡이린 씨 부모는 "피고인 측의 방문으로 수많은 기자가 우리에게 연락을 취했고, 그로 인해 우리는 같은 상황을 여러 번 설명해야 했다"며 "피고인 가족은 우리의 사생활을 침해했고 이 사건의 피해자인 척했다. 우리는 이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고 있지만 그들을 피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끝으로 "피고인은 반성하고 있다고 했지만, 1심 판결이 나온 다음 날 바로 항소했다"며 "부디 피고인 측이 매체에 연락하거나 저희를 괴롭히지 않았으면 한다. 사랑하는 저희 딸을 편안히 기억하고 애도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쩡이린 씨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50대 남성 A 씨는 지난달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7일 타이완 CNA는 A 씨의 부인이 최근 타이완을 방문해 쩡이린 씨 부모를 만나 사과하려고 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실을 접한 쩡이린 씨 부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가해자가 세 번째 음주운전이기 때문에 합의할 생각이 없다. 지금 가해자 측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라 두렵다"고 토로한 바 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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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0 00:3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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