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4면결착 PP·스테인리스 일색
외산제품 디자인·감성 등 차별화
비싼 가격 불구 발빠른 시장 잠식
무한경쟁 속 국내업체들 실적부진
시리얼은 토요사사키에 담고 반찬은 노다호로 법랑용기, 장아찌는 웩 유리병에 보관한다.
한 번 사면 10년은 거뜬히 썼던 가성비 중심의 주방용기 시장에 고급화 바람이 거세다. 플라스틱(PP), 유리, 스테인리스 등 각기 다른 소재를 적용하며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던 국내 주방용기 업체들이 고급 외산 브랜드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된 것.
15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 간 수입 밀폐용기의 판매량은 전년 10월에 비해 179% 증가했다. 1년 사이에 판매량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전체 밀폐용기 카테고리의 판매량은 21% 줄었다. 수입 밀폐용기의 판매량 급증에도 불구하고 국산의 판매량이 크게 줄다 보니 전체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주방에서 음식이나 식재료를 담아 보관할 때 쓰는 밀폐용기는 락앤락, 글라스락, 코멕스산업 등의 기업들이 시장을 점유해 왔다. 한식에는 국물이나 양념이 자박한 음식이 많다 보니 국내 소비자들은 밀폐력이 좋은 4면결착 용기를 주로 사용했다.
코멕스산업이 1980년대 국내에 ‘바이오킵스’ 밀폐용기와 ‘바이오탱크’ 물병을 선보인 이후 락앤락이 1998년 4면 결착 밀폐용기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면서 주방은 모양과 크기만 다를 뿐 4면결착 일색이었다.
4면결착 디자인으로 주방용기가 통일되면서 국내 업체들은 그다음 소재로 경쟁을 전환했다. 락앤락은 PP(폴리프로필렌)나 트라이탄 등의 플라스틱을, SGC솔루션의 글라스락은 강화유리를 주 소재로 삼았다. 코멕스산업은 플라스틱 밀폐용기에서 최근 스테인리스 용기인 ‘스텐킵스’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그릇이나 쿡웨어, 커트러리 등은 이전에도 해외 브랜드의 파워가 막강했지만 주방용기는 국산 우위가 분명했다. 주방용기는 가성비가 주된 구매요인이었기 때문. 실속을 따지는 소비자들은 잘 깨지지 않고, 전자렌지 등에도 두루 쓰기 편하고, 가격경쟁력이 있는 것들 중심으로 구매해 왔다.
그러나 외산 용기들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외산 제품은 디자인과 감성 등에서 국산과 차별화 했다. 집안에 굴러다니는 꿀단지나 유리병에 담아도 됐던 양념류들은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셀러메이트 소스병에, 지퍼백으로 밀봉했던 파스타류는 토요사사키의 긴 유리병에 담기기 시작했다. 노다호로나 에지리의 법랑용기는 오븐, 인덕션 등 다양한 열원에서 조리를 한 후 바로 식탁에 올려도 되고, 진공력이 좋다고 입소문 나면서 법랑의 재발견으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 브랜드 웩의 유리병과 유리용기는 밀폐시킬 때 뚜껑에 고무링과 밀폐클립을 따로 끼워줘야 하는 등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 용량과 크기, 모양이 다양하고 뚜껑까지 유리 소재여서 위생적이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필요에 따라 뚜껑은 나무 소재로 된 것을 골라 소비자 수요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국내 4면 결착 용기처럼 뚜껑을 고정시키기 위해 생긴 굴곡진 홈이 없어 설겆이가 편하다. 디자인도 매끈해 “주방에 놓는 것 만으로도 인테리어가 된다”는 게 소비자들의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산 브랜드들의 약진으로 국내 주방용기 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해지고 있다. 시장이 새로운 디자인과 브랜드를 원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SGC에너지의 유리사업 중 글라스락 식기 매출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1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4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SGC솔루션은 온라인 매출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내구재 유리사업에 대한 특화작업 준비로 이익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코멕스산업 매출도 지난 2019년 522억원에서 지난해 505억원으로 하락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November 14, 2021 at 04:4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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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 주방용기 밀물...국내사 안방 내주나 - 헤럴드경제 뉴스 - 헤럴드경제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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