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s

Monday, December 6, 2021

"엄마, 왜 주방세제로 샤워해?"…천연에 진심인 아세즈 - 한국경제

tepungjong.blogspot.com
박성희 화인코리아 코퍼레이션 대표 인터뷰
친환경 제품 통해 깨끗한 자연 만들기 '앞장'
"대중들에 '친환경' 인식 꼭 심어주고 싶어"
박성희 화인코리아 코퍼레이션 대표. 사진=변성현 기자.

박성희 화인코리아 코퍼레이션 대표. 사진=변성현 기자.

# 벌써 5년째 아세즈(Assez) 제품을 쓰고 있는 60대 고객은 최근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해프닝을 겪었다. 오랜만에 집에 놀러 온 딸이 화장실에서 나오더니 “엄마, 왜 화장실에 주방세제가 있어?”라고 묻는 것이었다. 이 고객은 딸의 물음에 대수롭지 않게 “그거 샤워할 때 쓰는 거야”라고 했고, 딸은 화들짝 놀라며 “왜 주방세제로 샤워를 해?”라고 반문했다.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의 브랜드 아세즈가 천연에 진심이기 때문에 생길 수 있었던 일이다. 박성희 화인코리아 코퍼레이션 대표(사진·59)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뜻을 가진 아세즈라는 제품을 통해 자연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신념과 철학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한경닷컴>은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화인코리아 코퍼레이션 본사에서 박성희 대표의 인생과 아세즈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어린 시절
박성희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환경 운동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생 때는 쿠사(KUSA)라는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쿠사는 ‘Korean UNESCO Student Association’의 줄임말로 유네스코의 이념을 전파하고 건강한 대학 문화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동아리다. 국토 순례를 가기 위해 가입했던 동아리는 박 대표가 환경에 눈을 뜨도록 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국토 순례를 하러 가고 싶어서 동아리를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동아리 내에서 농촌 봉사활동도 많이 가고, 지금은 난지 공원이지만 이전 난지도일 때 쓰레기를 치우기 위한 봉사활동도 했습니다.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쓰레기가 너무 많아 우리나라가 파괴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환경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경제학과 출신인 그는 사실 환경에 관심은 많았지만 구체적으로 환경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처음에는 ‘내가 버리는 쓰레기를 최대한 줄여보자’로 시작해 ‘아나바다운동’(아끼고 나누고 바꾸고 다시쓰자)도 참여했다. 자신이 쓰지 않는 물건들을 모아 수녀원에 기부하기도 했다. 물건을 버리는 것 자체가 공해라고 생각해서다.

“환경과는 상관없는 전공을 택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외갓집에 놀러 가면 시냇가에서 수영을 하고 놀았는데, 윗마을에서 빨래하고 있어도 아랫마을에서 아이들은 수영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어떻게 저렇게 거품을 내면서 빨래를 하는데 밑에 물은 깨끗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것입니다.”

인터뷰하고 있는 화인코리아 코퍼레이션 박성희 대표. 사진=변성현 기자.

인터뷰하고 있는 화인코리아 코퍼레이션 박성희 대표. 사진=변성현 기자.

화인코리아의 탄생
박 대표는 1992년 화인코리아를 설립했다. 재봉틀 부자재, 스포츠용품 등을 취급하는 무역회사였는데 방글라데시와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하기 시작한 것이 사업의 시작이었다. 회사 초반에는 회사 운영이 잘 됐지만, 대만과 홍콩업체들이 단가를 낮추는 바람에 사업이 위태로워졌다.

“당시 한국 제품은 일본 제품보다는 질이 조금 떨어지고, 대만이나 홍콩 제품보다는 질이 높았습니다. 가격도 일본보다는 조금 싸고, 대만이나 홍콩보다는 조금 비싼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대만, 홍콩에서 점점 가격을 내리더니 저희 제품의 3분의 1, 4분의 1까지 떨어뜨렸습니다. 결국 ‘달러 싸움’에서 진 것입니다.”

사업은 힘들었지만 그는 여전히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컸다. 어느 날 우연히 TV를 통해 모기와 해충을 잡기 위해서 뿌린 살충제가 농지나 농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살충 효과는 있지만 인체는 무해한 것을 찾기 시작했다.

“사람들에게는 해를 입히지 않으면서 모기 등 해충 등에만 효과가 있는 것들을 찾았습니다.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면서 찾고 또 찾은 끝에 산에 있는 약초들에 해충이 싫어하는 천연 성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약초를 가지고 밤낮없이 연구하고 또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첫 제품인 천연 살충제가 나오게 됐습니다.”

박성희 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사진=변성현 기자

박성희 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사진=변성현 기자

“먹어도 될 정도”…아세즈 천연 제품
박 대표의 야심작 아세즈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의 약자에서 따온 것이다. 여기에 ‘친환경’이라는 의미를 더해 ‘A에서 Z까지 환경을 생각하고 자연과 함께하면 OK’라는 화인코리아의 경영 이념을 담았다.

스킨, 에센스, 에멀젼 오일 등 화장품부터 샴푸, 비누(클렌징 바), 치약 등 욕실용품, 주방세제, 항균탈취제 등 천연제품이 다양하다. 이들 제품은 모두 천연 오렌지 오일, 상황버섯 추출물, 황금 추출물, 쑥 추출물 등 천연 원료를 사용해 만든다.

아세즈 전제품 사진 사진=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

아세즈 전제품 사진 사진=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

“먹으라는 것은 아니지만 먹어도 될 정도로 깨끗한 제품입니다. 아세즈 제품 중 주방세제는 유럽의 대표 친환경 인증인 ‘에코서트(Eco Cert)’와 독일의 친환경 인증 ‘블루엔젤(Blue Angel)’ 받았습니다. 특히 블루엔젤은 제품에 들어가는 원료부터 제품을 만드는 방식 등 뿌리까지 철저하게 검증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천연 제품이라 잘 씻기지 않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박 대표도 사업을 이어오면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는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천연 제품은 거품이 잘 나지 않아 그간 소비자들이 좋은 것을 알면서도 잘 찾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세즈 주방세제와 샴푸는 수년간의 노력 끝에 거품이 나게 했습니다. 물론 기성 제품처럼 거품이 오래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똑같이 거품이 나고 1~2분 있으면 금방 사그라드는 식입니다.”

“환경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주방세제는 100% 생분해가 가능한 PLA 소재로 바꾸고 있고, 샴푸통 역시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인 PCR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주방세제와 샴푸의 중간 성격인 물비누도 현재 연구 중입니다.”

박성희 화인코리아 코퍼레이션 대표가 가장 좋아한다는 문구 사진=화인코리아 코퍼레이션

박성희 화인코리아 코퍼레이션 대표가 가장 좋아한다는 문구 사진=화인코리아 코퍼레이션

“대중들에게 '환경 지켜야 한다'는 인식 심어주고 싶어"
박 대표는 기업 활동을 통해 대중들에게 환경과 건강의 중요성 등을 널리 알리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가가 되길 희망했다. 브랜드 이름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미다.

"제가 큰 영향을 받은 분이 유한양행을 만든 유일한 박사입니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말이 마음속에 크게 와닿았습니다. 아이들을 임신했을 때도 4월 5일 식목일만 되면 나무를 심으러 다녔을 정도입니다. 저도 유일한 박사처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는데, 바로 ‘아니온 듯 다녀가세요’라는 말입니다. 머문 자리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연에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 그런 세상이 됐으면 합니다. 혼자만을 위한 세상이 아닌 더불어 사는 세상,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block test (Why?)




December 05, 2021 at 07:00PM
https://ift.tt/3Ewd5ZS

"엄마, 왜 주방세제로 샤워해?"…천연에 진심인 아세즈 - 한국경제

https://ift.tt/3hn1t02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