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영상 지워달라' 이용구 법무차관 19시간 경찰 조사받고 귀가 - 경향신문
이용구 법무부 차관(57)이 택시기사를 폭행한 후 해당 동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한 혐의(증거인멸 교사)로 19시간 동안 피의자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사건 발생 6개월 만이자 경찰이 당초 해명과 달리 이 차관이 유력인사임을 알았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지 나흘 만이다.
이 차관은 서울경찰청 청문·수사 합동 진상조사단(진상조사단) 소속인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지난 30일 오전 8시에 출석해 31일 오전 3시20분쯤 귀가했다. 이 차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출석할 때 타고 온 검은색 벤츠 승용차에 탑승해 서울경찰청 청사를 빠져나갔다.
이 차관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마친 후 변호사 생활을 하던 지난해 11월6일 오후 11시30분쯤 술에 취해 택시를 탔다가 서울 서초구 자신의 자택 앞에 도착한 택시기사의 멱살을 잡았다. 이 차관은 이후 택시기사와 합의하면서 블랙박스 동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의혹은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가 수사 중이며 검찰은 지난 22일 이 차관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사건 발생 6일 만인 지난해 11월12일 사건을 종결했고 이 차관은 그 해 12월3일 법무부 차관에 임명됐다. 이후 경찰이 이 차관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대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형법상 폭행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종결한 사실이 지난해 12월19일 언론보도로 알려졌다. 지난 1월23일에는 이 차관 사건을 담당했던 서초서 경찰관이 폭행 장면을 담은 블랙박스 동영상을 보고도 이를 덮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최근에는 경찰이 “변호사라는 것만 알았고 상부에 보고하지도 않았다”는 당초 해명과 달리 이 차관이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서초경찰서가 사건 개요를 서울경찰청까지 보고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차관은 “법무·검찰 모두 새로운 혁신과 도약이 절실한 때이고 이를 위해 새로운 일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지난 28일 사의를 나타냈다. 진상조사단은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지 19시간 만인 31일 오전 3시30분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를 빠져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2021-05-30 23:02: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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